오래 사용하던 물건이 고장 나 버려야 할 때, 쉽게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마틴 하이데거는 '기능이 상실될 때, 우리는 비로소 사물 자체의 존재를 처음으로 마주하게 된다'라고 설명하죠. 존재를 깊이 성찰할 유일한 기회는 '유용성'이라는 도구적 사고관에서 벗어났을 때가 아닐까요? 난트레터가 여러분의 사고관을 확장시키길 바라며, 이번 주의 이야기를 보내드립니다.
➊
⎯⎯⎯ 𝗠𝗮𝗴𝗮𝘇𝗶𝗻𝗲 ⎯⎯⎯
놓치면 안 될 미술계 트렌드와 이슈
#김희찬 #공예 #조각
쓸모 없으나 매혹적인 오브젝트
흥미로운 작가를 발견했습니다. 2024 로에베재단 공예상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김희찬 작가인데요. 텍스처는 분명 ‘나무’인데, 그 형상은 마치 발아하는 세포처럼 역동적이고 변화무쌍합니다. 스스로를 ‘오브젝트 메이커(Object Maker)’라고 이름 짓는 김희찬 작가의 예술 세계를 들여다볼까요? 전통 기법과 현대적 감각을 결합한 혁신적인 작품을 선정해 공예의 예술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로에베 재단 공예상, 그곳에서 처음 마주한 김희찬 작가의 작품 ‘#16’에서 기능적인 디자인보다는 재료의 물성과 형태 자체에 대한 집요한 탐구가 돋보입니다.
3500만, 4000만, 4500만…5840만 달러! 2013년,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낙찰된 제프 쿤스의 작품 ‘벌룬 독’ 가격입니다. 공중을 오가는 날카로운 눈빛과 쉴 새 없이 울리는 전화 사이로 숨 가쁘게 오르는 가격 현장은 마치 투우장을 방불케 합니다. 미술 다큐멘터리 <더 울프 오브 아트 스트리트>는 양대 미술품 경매사인 크리스티와 소더비를 중심으로 미술계의 복잡다단한 면면을 박진감 넘치게 담아냅니다.
프라다가 소설 「내 휴식과 이완의 해」를 쓴 작가 오테사 모시페그와 함께 여성 10명이 주인공인 단편소설 <열 명의 주인공(Ten Protagonists)>을 출간했습니다. 각 소설의 표지는 <언 에듀케이션>, <위대한 개츠비>, <셰임> 등에서 잊을 수 없는 여성 캐릭터를 선보인 캐리 멀리건이 맡았는데요. 각각 기업번역가와 사진가, 포토그래퍼 등으로 분한 그녀는 작가의 손을 거쳐 입체적 캐릭터로 태어납니다.